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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사진전
안녕하세요 광주극장
 
 

전 시 기 간

202264() ~ 619()(휴일없음)

오프닝

64() 3

장 소

전북 진안군 마령면 운계로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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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광주극장

 

광주에 가면 늘 들리는 쌈밥집에서 점심을 마친 뒤 여기서 광주극장이 가깝냐고 물었더니 광주극장이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손님 중 누군가가 대꾸했다.

광주극장? 없어져부렀는디.”

그려? 없어져부렀구만이. 요새 극장엘 안다니께.” 종업원이 얼른 말을 이었다.

? 어제 그 쪽허고 전화를 했는디? 그새 없어져부렀을까요?”하고 내가 능청스럽게 대꾸를 하자 식당 안 사람들이 폭소를 터트렸다.

그럼 없어진 거 아니네. 요 길 건너 슈퍼를 지나서 가다가 은행이 나오면 왼쪽으로 꺽어서... 긍께 차로 가도 되고 걸어가도 되는 거리여.” 주인아주머니가 점잖게 결론을 내려주었다.

 

그렇게 나는 광주극장을 찾았다. 몇 년 전 전라도닷컴 송년회 행사로 처음 들렀을 때는 좀 오래된 극장에서의 행사려니 하고 별생각이 없었다. 작업을 하기로 작정하고 쌈밥집에서 광주극장을 물어 찾아간 2014년도가 두 번째다.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안녕, 용문객잔’(차이밍량 감독) 영화를 보고 나서 광주극장의 이미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직 건재하지만 물질 만능주의 앞에서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광주극장에 대한 헌사의 의미이기도 하다.

안녕, 용문객잔은 오래된 낡은 극장이 문을 닫게 되는 마지막 날의 모습을 담은 영화다. 어둡고 큼큼한 극장에서는 용문객잔이 상영되고 있으며, 끝까지 이 극장에 머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난다. 청소부와 관리인, 성소수자들과 오래된 단골손님 몇 명.

영화 속 극장인 용문객잔을 사라졌지만, 광주극장은 우리 곁에 남아있다. 1933년에 설립, 1935년에 개관해서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은 단관 극장이다. 아직도 가끔 필름 영사기를 돌리며 영화 시작 전에 타종이 두 번 울린다. 시작 5분 전과 영화 시작을 하면서 울리는 종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지면 극장은 바깥세상과 분리가 된다.

광주극장은 마치 늙은 호랑이 같았다. 노쇠하고 이빨도 빠졌지만 지난날의 권위와 용맹을 간직한 한 마리 맹수. 나는 맹수의 내장을 샅샅이 훑고 다닐 것이라고, 2014부터-2015년 한 일 년간 드나들었다. 늘 무뚝뚝하고 무심한 내면은 잘 간파하기가 어려웠다.

무거운 공기와 거역할 수 없는 시간은 사진 몇 장으로 될 일이 아닐 상 싶어서 어느 시점에서 접기로 했다. 그런데 8년 여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들춰보니 광주극장은 나름 나에게 친절한 면을 보여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1,2,3층과 영사실, 스크린, 천정, 안채, 인물 등 50여 점의 사진과 32년간(1981-2013) 근무를 하고 퇴직한 미화원 김양금 씨와 간판작가 박태규 씨의 동영상도 함께 만들었다.

이를 소개함으로써 좀 더 오래 잊히지 않고 아직도 좋은 영화를 상영하는 귀한 장소를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다.

2022.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