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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닷컴200호 기념 표지 사진전: 사람에게로 가는 길

전시기간 10.4.금-10.13 .일

여는마당 10.5.토. 3시 

 
 
기획자의 말
 

올 가을 계남정미소가 준비한 기획전은 전라도닷컴 200호를 축하하고 계속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라도닷컴의 표지 사진을 중심으로 꾸민 전시다.

 

'전라도닷컴'2000년 온라인으로 시작, 2002년 오프라인으로 전환해 제대로 갖추어진 잡지가 되면서 여러 역경 속에서 200(2018.12)를 지나고 있다. 이 잡지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 촌스럽고 외롭지만 손끝 야무지고 정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엮어가는 몇 안 되는 귀중한 자산이다. 전라남북도 각 마을, , 고샅을 찾아다니며 주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공동체의 정과 사라져가는 풍물을 발끝 손끝으로 모으는 일에 진정한 삶의 의미를 두고 있다. 그것은 지속적인 노력과 공감대가 필요하며 이로써, 많은 사람들과 진정한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계남정미소는 10여 년간 전라북도 지역의 문화유산과 정서를 수집, 전시하고 책을 내면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전라도닷컴’ 200호 기념사업의 하나로 그 표지사진전을 열어 지역 잡지의 성과를 존중하고, 거기에 나온 멋진 사진들을 모아 전시를 공유함으로써 우리 문화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 하고자 한다.

 

이번 영상은 전라도닷컴의 1호부터 200호까지의 표지를 모은 것이다. 17년이라는 시간동안 1000원이었던 잡지가 9000원이 되었고, 잡지의 사이즈와 디자인도 변화했다. 200개의 표지가 담고 있는 전라도닷컴의 성장일기를 천천히 즐겨주시기를 바란다.

 
 
 
 
 
 
 
편집장글
 

전라도의 말씀을 받자와 이 고을 저 마을을 쫌매쫌매 기웃거렸습니다. 산골 외딴 집, 멀리 자그마한 섬마을, 인심과 인정이 아직 살아 있는 오일장터를 굽이굽이 지나왔습니다.

땡볕에 밭일 하는 엄니, 이른 새벽 논물 대러 나서는 아재, 물때 맞춰 갯일 나가는 할매, 철퍽철퍽 장화 소리 울리며 바다를 가로지르는 할배…. 그 모든 어르신들을 참 무던히도 뽀짝거렸습니다. 성가시다 여기실 법도 한데, 돌아보면 그 분들은 늘 얼서 이리 귀한 사람들이 왔을꼬하며 맞아주셨습니다.

세상 어디에서 이토록 정직하고 야물고 푸지고 다숩고 강하고 보드랍고 귄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애기들이 잘잘허니 애릴 때는 입은 많고 배를 다 못 채와. 밥상머리에서 숟구락을 안 놓고 뽈고 있으믄 속이 애리제. 나는 당아 낮잠이라는 것이 뭣인 줄을 모르고 살아. 애기들 입에 뭣이라도 더 넣어 줄라고 허다 보문 앙거 볼 새가 없어. 하래내 담박질(달음질)이여.”

생애의 어느 한순간도 게으름 피워본 적 없는 엄니들의 속내가 이렇습니다. 그 가없는 사랑과 연민, 지난한 노동의 내력을 세상의 아들딸들 가슴팍에다 새겨주고 싶었습니다.

나무껍닥 같은 손발, 주름투성이 얼굴, 굽은 허리에 걸린 구구절절 사연을 오롯이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울 아그들이 온(오늘) 아직에도 전화했어. 날 뜨건께 절대 밭에 가지 말라고. 날마동 신신당부여. 나는 만날 회관에서 논다, 꺽정말아라 그래. 다른 거짓말은 못해도 자식들한테 나 논다는 거짓말은 어짠지 잘해져.”

살아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호미질 조새질을 멈출 수 없는 영원한 현역 노동자들의 빤한 거짓부렁은 어찌 그리도 개구지면서도 물큰한지 모르겠습니다.

불 잔 가져가. 나 한자(혼자)만 쬐문 쓰겄능가. 나 한자 따뜻하문 불공평하제.”

바람 찬 겨울장터에서 서로 난롯불을 가져가라며 타시락거리는 정경은 오목가심이 뻐근해지는 감동입니다. 그 아름다운 사람들의 세계에는 한겨울 추위 같은 게 없었습니다. 더욱이 공평불공평을 이렇게 환하게 밝혀주는 말씀이라니요.

 

햇수로 20! 전라도를 기록해 온 세월은 행복했습니다.

그토록 무궁무진한 이야기들과 볼수록 정겹고 애잔한 풍경들은 바지런히 글을 쓰고 사진으로 찍어 올려도 한사코 부족하고 모자랍니다. 그 허기진 여백을 여러 분들의 밝은 눈과 따순 맘으로 담뿍 채워주시길 바랍니다.

전시를 위해 애를 써주신 고운님들께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