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2 23:21:56)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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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

유년의 겨울...

빈솥에 물을 가득 붓고
할머니가 불을 땝니다.

무엇을 하실려구요?
나는 뭔가 먹을 것을 준비 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묻습니다.

군불이다.
군불? ... 나는 모든 상상의 나래를 폅니다.

방 덥히려고 그냥 때는 불인거여.

(계남정미소 김장하는 날)

정동진 (2008/12/03 08:52:20) 군불때던 어린 시절... 저희 집이 워낙 가난해서 한집에 7가정이 살았었습니다. 수돗가 한칸, 화장실 한칸...그리고 공용 장독대... 아침마다 화장실 앞에서 발 동동구르며 기다리던 기억과 아궁이에 군불을때서 연기 자욱한 부억을 휙 지나 방안으로 들어가면 너무 뜨거워 이불 두겹 깔아놓았던 뜨끈함이 기억납니다. 아빠가 사오신 쥐포를 이불밑에 깔아놓고 스텐으로 만든 국그릇에 보리차에 설탕 녹여 방 창문과 딱 붙은 담벼락 위에 그릇을 두고는 '아~내일 아침엔 잘익은 쥐포와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을꺼야~!' 기대에 부풀어 잠이 들곤 했죠~! 아침이면 늘 새까맣게 탄 쥐포와 꽁꽁 얼은 아이스크림을 숟가락으로 긁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경기가 어려워져서 많은 분들이 걱정입니다만 저는 오히려 이런 걱정들이 많아져서 경기와는 상관없이 늘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많아지길 기도합니다.

김지연 (2008/12/03 22:28:50) 정선생님은 추억이 참 구체적이십니다. 저는 응축되어 있어요. 그건 내 추억이 편안해서가 아니라 그 반대 일지도 모릅니다. 20대 중반까지 너무 치열해서 그 때까지 다 소진되버린 느낌이랄까?... 정말 요즈음은 모두 살기가 녹녹치 않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함께 더불어사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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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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