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1 09:29:17)
김지연
고무신3_0.jpg (606.7 KB), Download : 226
흰고무신

면에서 이장회의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모처럼 계남정미소에 들린 60대 중반인 이장님 몇 분이 수돗가에 자리를 펴고 소주 한 잔 씩을 나누며 담소를 즐긴다.
“우리 어렸을 적에는 여름에 신발도 없이 학교를 다녔어.” 우리동네 이장님이 졸업사진전을 보고나서 옛날 추억을 떠올린다.
“우리집은 농사께나 지어서 묵고살만헝께 흰 고무신을 사줬어 그런디 그러먼뭐혀 학교가면 어느 놈이 신고 가버링께 마냥 똑같이 맨발벗고 다니는 날이 많았제” 다른 마을이장님이 이야기를 받았다.
“그뿐이간디, 저 윗마을 춘삼이는 나이가 많아서 학교에 들어갔잖여. 그런디 부모님이 흰고무신 한 켤레 사줄테니께 장가 들라고해서 그놈의 흰고무신땜에 국민학교4학년 때 장가를 가버렸잖여”
그러자 나이 지긋하신 도의원님께서 한마디 거든다.
“나는 집세기를  신고 나무를 하러 갔는디 어찌나 험한 산을 타고 다녔던지 집세기가 헤어져서 맨발로 나뭇짐을 지고 산을 내려왔어”
“그 때는 발바닥에 굳은살이 백혀 아픈지도 모르고 무좀도 없었잖여요” 점잖은 이장님이 한 마디 허니 모두가 한바탕 박장대소를 한다.


박인희 (2008/07/03 14:07:39)

대단한 고무신이네요~~!!
구미란 (2008/08/07 08:45:53)

저의 흰고무신을 볼때마다 떠오르는 관장님의 빛바랜 고무신
그리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들었던 양철지붕우에 내리던 비의소리
사각거리며 바람을 타던 기다란 옥수수밭..
다시 가고싶어집니다..어쩌면 가는길에 넘자니 몹시도 푸르게
메콰세타이어 가로수가 변함없이 기다려주던 그 모래재를
너무도 그리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미소에서도..정미소 오가는길에서도..그날은 참 행복했습니다.


   계남정미소에 다녀 와서 [1]

하영민
2009/06/08

   할머니의 묏동 [9837]

김지연
2008/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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